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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해결사 '비전AI' …불량품 다 잡아낸다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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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나현준 기자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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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중심이냐, 알고리즘 중심이냐.'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산업계는 이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정 분야에 한해 데이터를 모아 AI의 성능을 탁월하게 만들지, 아니면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서 어느 데이터를 넣어도 AI가 작동하게 만들지 여부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빅테크는 모델 중심의 후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간 같은 AI'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반대로 의료·교육·금융 등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모아 기존 일을 효율화하는 데 AI를 이용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기업도 많다.

특히 '데이터 불모지'로 치부되는 중소·중견 제조사를 상대로 공장의 데이터를 모아 불량품 검사를 크게 혁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제조업 현장에서 이미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비전AI(사람의 눈·두뇌 역할)에 접목하고 있는 설립 3년 차 스타트업 '아이브'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상현역 인근 지식산업센터에서 만난 성민수 아이브 대표는 "현재 국내 제조 업체 20여 곳과 불량품 검사를 위한 PoC(양산 전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 중 절반(10여 곳)은 이미 아이브 솔루션을 탑재한 불량 검사장비를 양산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아이브에 따르면 현대차·제너럴모터스(GM)·포르쉐 등에 자동차 부품인 '볼조인트'를 납품하는 센트랄은 아이브 검사장비를 도입한 뒤 스크래치, 찍힘, 핀홀 등 불량 상태 검사 작업에서 불량률 검사 100%와 과검률(양품을 불량으로 판정하는 비율) 0.5% 이하를 달성했다. 그간 완제품 사후 검사를 육안에 의존해 진행해온 센트랄로서는 놀라운 결과다.

고도의 불량률 검사 방식은 특수제작한 장비(몸)를 통해 고정밀 광학 기술로 제품을 '제대로' 찍고(눈), 이에 기반한 딥러닝을 통해 '불량 검사'를 하는 비전AI(두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불량품 검사 시연 영상을 보니 육안으론 확인되지 않는 미세한 균열 지점도 초정밀 카메라가 포착하고 있었다. 성 대표는 "기존 비전AI 기업은 비전AI(두뇌)만 고도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광학 기술과 장비기기 설계까지 전반을 두루 갖췄다"며 "각 분야 전문가가 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그는 부친이 영위하던 제조업체를 물려받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제조업의 열악한 현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인식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한 후 세계적인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에서 일한 인재이기도 하다. 그의 비전을 믿고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유수 대학 출신의 다양한 전문가 30여 명이 지금의 아이브를 만들었다. 기술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6월 시리즈A에서 6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성 대표의 다음 목표는 '3D 검사' 연내 도입이다. 현재까지 아이브는 2D와 딥러닝 기반 비전AI를 접목해서 불량품을 검사하고 있다. 평평하게 디자인된 제품들은 현재 정밀 카메라를 통해 불량품 검사가 가능하다. 다만 디자인상 굴곡이 많거나, 복잡하게 설계돼 있어 카메라로 다 검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는 제품이 있을 수 있다. 그는 "기존 제품설계안을 기반으로 미리 3D화해 놓은 뒤, 추후 검사를 할 때 검사 제품을 딥러닝 방식으로 3D화하면 3D 공간에서 서로를 대조해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현재 불량 검사가 어려운 분야까지 검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